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 전문 서수민 변호사입니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 의지가 결여된 사람들을 우리는 '회피형'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회피'는 국어사전 상  '몸을 숨기고 만나지 아니함', '꾀를 부려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아니함.', '일하기를 꺼리어 선뜻 나서지 않음.'의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로서, 연인 관계 혹은 부부 관계, 부모-자식 관계에서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드는 쪽에게 '회피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사 사건을 다루다보면, 다양한 유형의 회피형 의뢰인 혹은 회피형 상대방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회피형인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어떻게든 강제로 의무를 이행하도록 해야 하고, 의뢰인이 회피형인 경우에는 변호사인 저와의 대화에서도 회피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제가 이를 극복하고 의뢰인과 소통하며 사건을 진행해야 합니다.

아래 사례는 어느 날 갑자기 상대방이 의뢰인에게 부부로서의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자 가출을 한 것을 계기로 수십 년간 별거한 케이스입니다. 

※ 단,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라 의뢰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용은 각색하였음을 미리 고지드립니다! *

이혼의 배경

의뢰인은 친척 어른의 중매를 통해 상대방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에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의뢰인은 적어도 '먹고 살 일이 걱정되지는 않겠다.'싶어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진중하고 멋있어보이던 상대방의 과묵함은 혼인 이후에는 내내 의뢰인의 근심이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의뢰인이 첫 아이를 임신하였을 때에도 퇴근 후 바둑을 두러 다니기 일쑤였고, 의뢰인의 출산이 임박한 시점에도 바둑을 두는 동호회 회원들과 술자리를 갖느라 아이의 탄생을 지켜보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둘째, 셋째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도 자신의 일, 취미, 친구들과의 만남에 집중하였고, 의뢰인은 가정을 지키는 유일한 책임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상대방은 막내 아이가 장난으로 바둑알을 바닥에 뿌리자, 아이 셋과 함께 생활하는 집에서 자신의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다며 버럭 화를 냈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의뢰인을 뒤로 하고는 단촐하게 자신의 옷가지 몇 점을 챙겨서 그 길로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의뢰인은 상대방이 곧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그 길로 의뢰인은 물론 세 아이들과의 인연을 모두 끊고 어디론가 잠적해버렸습니다.

그 날로부터 수십 년간 홀로 세 아이들을 키우며 경제활동까지 해야 했던 의뢰인, 어느덧 나이는 노령연금을 수령할만큼 먹어버렸지만, 서류상 법적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니 연금 수령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 전문 서수민 변호사에게 이혼 사건을 위임하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전개

이 사건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상대방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수십 년간 연락을 끊고 지낸 상대방이 어디에 거주하는지, 무슨 일을 하며 지내는지, 살아는 있는 것인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한 결과 결국 상대방이 살아있다는 사실 및 상대방의 주소지까지 확인하게 되었고, 결국 상대방과 조정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십 년전 별거를 시작한 날짜, 의뢰인이 조정을 신청한 날짜 사이의 갭이 너무나 커서 두 사람 사이에 재산분할 논의를 정리하는 데에는 다소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일방적인 가출, 회피적 성향과 관련한 자료들을 토대로 상대방의 무리한 주장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이혼조정성립

이 사건의 상대방인 회피형 배우자는 자신의 법적 배우자와의 이별 조차도 회피하는 지독한 회피형의 사람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쪽은 배우자였던 의뢰인 뿐만 아니라 세 자녀들, 그리고 상대방의 어머니 아버지 등 모든 가족들이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제대로 쳐다보는 것조차 거부하고 무작정 도망을 간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물론 자기 자신의 삶 역시 망가뜨리게 됩니다. 이 사건 상대방은 가정 내 아버지, 배우자, 아들이라는 모든 지위를 내던지고 한 시골의 폐가에 살면서 건강을 돌보지 않아 무척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회피형 성향이 주변 사람들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 유해한 것임을 인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정에 충실하고, 자신의 배우자, 자녀들, 부모님 등 모든 이들과 평화로운 일상을 영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1회 조정으로 조속하게 정리될 수 있었지만, 수십 년간 회피형 배우자로 인해 삼켜야만 했던 의뢰인의 울분은 아직도 치유 중일 것입니다.

이처럼 회피형 배우자, 혹은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배우자로 인해 고통받고 계시다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 전문 서수민 변호사와 상담해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감사합니다.